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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에너지과학과 유선빈 교수 연구팀, AI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충족 가능한 재생에너지 전략 제시

2026-07-01

에너지과학과 유선빈 교수 연구팀이 미네소타대학교 최성진 교수, 큐슈대학교 김도형 박사과정 학생과 함께 인공지능(AI)의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동료평가 논문 88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생에너지가 원리적으로는 AI 전력수요를 충족할 수 있으나, 배포 속도의 가속과 조달 방식의 전환, 지역 맞춤형 정책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생성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는 효율 개선에 힘입어 전 세계 전력의 1~1.5%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이 균형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5년 4월 '에너지와 A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2030년 약 945 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의 연간 전체 전력소비량에 맞먹는 규모이며, 2035년에는 약 1,200 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이 주목한 첫 번째 핵심은 '학습(training)'이 아니라 '추론(inference)'이 AI의 장기 전력수요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학계의 관심은 모델을 만드는 학습 단계에 집중되었으나, 실제로는 완성된 모델을 24시간 가동해 결과를 생산하는 추론 단계가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특히 작업 종류에 따른 에너지 소비 편차가 매우 컸다. 텍스트 분류를 기준(1배)으로 할 때 텍스트 생성은 약 24배, 이미지 생성은 약 1,450배의 에너지를 소비했으며, 동영상 생성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AI 사용 비중이 조금만 늘어도 전체 전력수요가 추론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연구팀은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을 환경 효과에 따라 4단계로 정리했다. 가장 낮은 1단계는 실제 전력 공급과 무관하게 인증서만 거래하는 '무보증 재생에너지증서(REC)'로 환경 효과가 미미하다. 2단계는 특정 발전 프로젝트에서 전력을 직접 공급받는 '물리적 전력구매계약(PPA)', 3단계는 프로젝트 재정을 뒷받침하는 '장기 가상 PPA'다. 가장 높은 4단계는 매 시간의 전력소비를 같은 시간대의 탄소 무방출 전력과 맞추는 '24/7 시간별 탄소무방출전력(CFE)'이다. 연구팀은 가장 낮은 단계와 가장 높은 단계 사이의 '적가성(additionality) 격차'가 기업의 탄소중립 주장의 신뢰성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4단계 조달은 연간 매칭 방식보다 비용이 2~3배 더 든다.

세 번째로 연구팀은 AI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 공급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네 가지 실행 경로를 제시했다. △그리드 탄소강도가 낮은 시간대로 작업을 이동시키는 '탄소인식 스케줄링'(이연 가능 작업 기준 배출량 30~40% 감소) △수 시간에서 수일간의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는 '장기 에너지 저장' △AI를 활용한 실시간 그리드 관리 △재생에너지 자원, 그리드 탄소강도, 냉각 기후, 네트워크 지연을 함께 고려한 '데이터센터 최적 입지 선정'(신규 데이터센터 배출량 25% 이상 감소)이다. 다만 연구팀은 어느 한 가지 방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시간 추론이나 추론형·에이전트형 AI처럼 지연에 민감한 작업은 스케줄링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여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한국의 정책 환경도 비교 분석했다. EU는 AI법과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을 통해 시간별 매칭을 요구하는 가장 강력한 공시 체계를 갖춘 반면, 미국은 연방 차원의 의무 공시 가능성이 낮고 주(州) 및 그리드 운영자 수준의 공시가 더 현실적이다. 중국은 '동부 데이터, 서부 컴퓨팅' 프로그램으로 지역 간 작업 이동을 국가 정책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으며, 한국은 분산에너지 특별법으로 대규모 전력 소비자의 직접 전력구매가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이처럼 제도 환경이 크게 달라, 일률적인 공시·매칭 의무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유선빈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산업과 탄소중립이 양립할 수 없다는 비관론과 무조건 가능하다는 낙관론 사이에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며 "태양광만으로도 전 세계 전력수요의 100배를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자원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배포 속도와 그리드 인프라, 그리고 정책 조율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은 연 단위 회계에서 실시간 매칭으로 전환하고, 정책 입안자는 명확한 보고 기준과 그리드 투자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에너지학과 유선빈 교수가 제1저자로, 미네소타대학교 최성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큐슈대학교 김도형 학생이 공동연구자로 함께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Reviews'에 게재됐다.

한편 유선빈 교수는 AI와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교통 부문의 탈탄소화(decarbonization)로도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고속철도(high-speed rail) 확충이 탄소배출 저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에너지·환경경제 분야 세계 최정상급 학술지인 Energy Economics (JCR 경제학 분야 상위 0.3%, 영향력지수(IF) 14.2) 에 게재하는 등, 에너지 수요와 기후변화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주제에서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논문명: Can renewable energy meet the surging power demand of artificial intelligence? A systematic review

※ 학술지: 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Reviews (2026)